한국어교원이 뭘까?
2000년대 한류(韓流)가 유행했었다. 한국의 가수들이 중국이나 대만에서 인기를 끌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뜻하는 말이었다. 노래와 드라마가 대표적이었다.
드라마는 대장금, 겨울연가 등이 있었는데 당시 많은 나라에서 드라마를 보고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2012~2013년에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완전 대박이 터지면서 빌보드 차트에까지 오르고, 유튜브 조회수가 급상승하면서 제2의 한류가 시작이 됐다.
싸이의 전세계적인 인기로 '한류'라는 단어보다는 K-POP이라는 단어가 생겼고, 그 후로 한국 문화를 이야기할 때 'K-OOO'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K-드라마, K-뷰티, K-푸드' 등.
'강남 스타일'의 인기 후 많은 한국 가수들이 알려지게 됐지만 한국 문화가 문화 주류(혹은 중심)는 아니었다.
그러나 BTS의 인기는 문화 변방에 가깝던 한국을 단숨에 중심으로 끌어올리게 되었고, 한국 문화는 전세계인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한다.
BTS의 인기로 한국어 배우기 열풍도 시작이 됐는데 오늘은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어교원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현재 내 직업 중 하나가 한국어선생님, 한국어교원이기 때문에 내 이야기로 시작을 하려고 한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국어를 좋아해서 대학교 전공도 국어국문학으로 선택했다. 그러나 사실 경영, 경제에 비해 취업에서는 굉장히 불리한 전공이었다. 그래서 졸업 후 뭘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알게 된 게 바로 '한국어교육'이었다.
정식 이름은 '외국어로서의한국어교육'.
모국어가 아닌 제2외국어로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인데 '한국어교원'의 의미를 보면 다음과 같다.
- 한국어교원이란 국어를 모어로 사용하지 않는 외국인,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사람을 말한다.
외국인과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기 때문에 '제2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초등학교 및 중·고등학교 (국어)정교사 자격과는 별개이다.
한국어교원 자격증
한국어교원으로 활동을 하려면 한국어교원 자격을 갖춰야 하는데 한국어교원 자격은 국어기본법 제19조를 근거로 하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급하고, 국립국어원에서 주관하고 있다.
한국어교원 자격은 높은 순으로 1급, 2급, 3급의 3가지 등급으로 구분이 되는데 각각의 자격은 조건이 있다.
조건은 아래에서 보도록 하자.
구분 | 자격기준(국어기본법 시행령 제13조) |
1급 | 2급 + 5년 이상 + 2,000시간 이상 |
2급 | 1. 대학(원) + 전공 + 필수학점 이수 2. 양성과정 등 3급 + 5년 이상 +2,000시간 이상 3. 부전공 등 3급 + 3년 이상 + 1,200시간 이상 |
3급 | 1. 대학 + 부전공 + 필수학점 이수 2. 양성과정 + 한국어교육능력검정시험 합격 |
3급은 대학에 입학해서 한국어교육 분야를 부전공으로 하여 영역별 필수이수학점을 이수한 후 학위를 취득하거나 영역별 필수이수시간을 충족하는 한국어교원 양성과정을 이수한 후 한국어교육능력검정시험에 합격한 사람이 받을 수 있다.
2급은 대학(원)에 입학하여 한국어교육 분야를 주전공 또는 복수전공으로 하여 영역별 필수이수학점을 이수한 후 학위를 취득한 사람이 받을 수 있다.
1급은 따로 시험이 있는 것은 아니고, 2급 자격 취득 후 한국어교육 경력이 5년 이상이며, 강의 시수가 2,000시간 이상인 사람이 양식에 맞는 서류를 제출하면 심사를 통해 1급으로 승급이 된다.
한국어교원 자격증으로 어디에서 일할 수 있을까?
한국어교원 자격증 취득자는 국내외 대학 및 부설 기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수업이 개설된 국내외 초·중·고등학교, 외국어로서의 한국어를 가르치는 국내외 정부기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사회통합프로그램 운영 기관 등에서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다. 그리고 해외 진출 기업체, 국내외 일반 사설 학원 등에서도 일을 할 수가 있지만 지역에 따른 차이가 크다.
또 외국에 한국어 교사로 파견되기도 하는데 세종학당이나 코이카(KOICA) 등이 있다.
한국어교원의 현실
한국어교원으로 국내 대학기관에서 일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대부분 비정규직(혹은 프리랜서)의 근무 형태이기 때문에 처우에 대한 문제점 또한 많이 있으며 이런 문제점들은 곪을 대로 곪아 곳곳에서 터지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제대로 된 개선 방향 또한 나오고 있지 않다.)
해외에서는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우기 위해 줄을 서거나 한국으로 유학을 오는 경우(대표적으로 GKS(GLobal Korea Scholarship) 프로그램)도 많은 데 비해 한국어교원의 지위나 학교에서 생각하는 한국어교원의 중요성은 거의 바닥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원인은 한국에서는 한국어를 가르치는 게 정당한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 봉사 활동이라는 의식이 많은 데서 비롯됐다고 보는데 정말 많이 고쳐져야 하는 문제점이기도 하다. 이런 인식이 깔려있다 보니 학교에서도 한국어교원들은 언제든지 새로 뽑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제대로 된 처우를 하지 않는 것이다.
한국어교원 지금 시작해도 괜찮을까?
위에서 한국어교원의 처우와 현실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나도 한국어교원으로 일한 지 15년이 넘었는데 학생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하지 못했거나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외국 문화에 관심도 많고, 외국인들을 만나서 같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리고 자랑스런 한국어를 다른 사람(외국인)에게 가르치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재미가 있어서 아직도 한국어교육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하려고 한다.
현실적으로만 조언을 드리자면 이것만으로 생활을 하려는 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돈벌이가 안 되기 때문이다. 특히 남자들에게는 더더욱.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자기 하기 나름이고, 능력이 있으면 관련 일들을 많이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도전해 볼 만한 것은 사실이다. 섣부른 판단보다는 신중하게 생각하고, 준비(마음의 준비까지)를 많이 해서 현명한 선택을 하시기 바란다.
한국어교원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건 아니지만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드릴 수 있으니 혹시라도 궁금한 게 있으면 질문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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