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떨어뜨리다. / 고개를 떨구다.
눈물을 떨어뜨리다. / 눈물을 떨구다.
떨어뜨리다, 떨구다 - 뭐가 맞을까?
흔히 많이 듣고, 쓰는 단어인 '떨어뜨리다'와 '떨구다'.
나는 보통 '고개를 떨구다 / 떨구지 마라, 눈물을 떨구다 / 떨구지 마라' 등으로 많이 사용했는데
'떨어뜨리다'와 '떨구다'는 같이 사용해도 되는 비슷한 의미일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예전에는 틀렸고, 지금은 맞다.
(한국어교육을 할 때도 가끔 학생들이 물어보는 표현이라 이번에 정리를 해 보는 것임.)
그럼 왜 예전에는 틀렸고, 지금은 맞는지 표준국어대사전을 통해 의미를 알아보자.
표준국어대사전 의미
◆떨어뜨리다 - 동사
1. 위에 있던 것을 아래로 내려가게 하다.
2. 가지고 있던 물건을 빠뜨려 흘리다.
3. 뒤에 처지게 하거나 남게 하다.
4. 시선을 아래로 향하다.
- 수저를 바닥에 떨어뜨리다, 그는 소중히 간직해 온 물건을 절벽 아래로 떨어뜨리고 말았다.
- 필통을 어디에 떨어뜨리고 왔는지 가방 안을 아무리 뒤져도 없다.
- 목포에서 올라오다가 그녀를 광주에 떨어뜨리고 왔다.
- ... 얼른 방바닥에 눈길을 떨어뜨려 버린다.
◆떨구다 - 동사
1. 시선을 아래로 향하다.
2. 위에 있던 것을 아래로 내려가게 하다.
3. 가지고 있던 물건을 빠뜨려 흘리다.
4. 뒤에 처지게 하거나 남게 하다.
5. 고개를 아래로 숙이다.
- 그녀는 시선을 발끝에 떨구고 또 걷기 시작하였다.
- 동전을 바닥에 떨구었다.
- 그는 고개를 떨구고 고갯길을 내려오고 있었다.
표준국어대사전의 의미를 보면 '떨어뜨리다'와 '떨구다'는 의미가 거의 동일하다.
다만 '떨구다'는 '시선을 아래로 향하다'는 의미도 있다는 게 좀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것처럼 예전에는 틀렸지만 지금은 맞다고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2011년 이전에는 '떨구다'는 틀린 표현으로 사투리나 속어로 처리를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용을 하고 또 일부 학자들 사이에서도 표준어로 인정하자는 의견들이 있었다.
그래서 2011년 표준어 변경 사항에 포함이 되면서 '떨구다'가 '떨어뜨리다'의 복수표준어로 인정이 되었다.
좀 더 상세히 설명하면 뜻이 다른 중복 표준어로 인정이 된 것이다.
그 이유는 '떨구다'의 의미에 '시선을 아래로 향하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런 이유로 예전에는 틀렸지만 지금은 맞다고 하는 것이다.
올바른 사용법은?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두 단어는 복수표준어이기 때문에 같이 사용을 하면 된다.
그럼 처음에 제시한 문장을 다시 살펴보자.
고개를 떨어뜨리다. / 고개를 떨구다.
눈물을 떨어뜨리다. / 눈물을 떨구다.
예전(2011년 이전)에는 '떨구다'를 사용하면 틀린 표현이었지만
복수표준어가 됐기 때문에 위 문장에서는 두 개를 모두 사용할 수가 있다.
참고로 '떨어뜨리다'와 '떨어트리다'도 조금 헷갈릴 수 있는데
표준어 규정 3장 5절 26항의 내용을 참고하면 두 단어 모두 널리 쓰이기 때문에 둘 다 표준어로 삼는다고 한다.
정리를 해 보면
'떨어뜨리다'와 '떨구다'는 의미가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고개를 떨구다, 눈물을 떨구다'도 올바른 표현이고,
'떨어뜨리다, 떨어트리다'도 모두 표준어로 인정이 됐기 때문에 어느 것을 써도 상관이 없다.
한국어는 표준어 규정이 있어 거기에 맞춰 공부하고 익히는 게 맞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용을 하면 복수표준어로 인정이 되기 때문에 항상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해야 하는 것 같다.
이런 유동성이 좋기는 하지만 한국어교육을 하는 입장에서는 학생들에게 설명을 하기가 조금은 까다로울 수도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학생들은 규칙을 배우는데 불규칙이 너무 많아지니 공부할 때 더 어려움을 느껴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이런 것들도 잘 알려줘야 하니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수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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